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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재관 “‘3년은 너무 길다’로 ‘준비된 정치인 조국’ 한 방에 보여줬다”[인터뷰⓵]
조국혁신당 1호 공약 한동훈 특검법
이후 광주→부산 찾아 ‘바람’ 일으켜
“조 대표의 삶의 경로가 울림을 준 것”
윤재관 혁신정책연구원 전략부원장 인터뷰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왼쪽)과 윤재관 당 전략기획본부장. [조국혁신당 제공]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이번 4.10 총선의 최대 이변으로는 단연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흥행이 꼽힌다. 비례대표 후보만을 배출한 혁신당은 각종 제약 속에서 ‘12척의 쇄빙선’을 확보했다.

창당한 지 두 달 된 신생 정당이 거야 양당 사이에서 존재감을 각인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조국 혁신당 대표의 역할이 독보적이었다. ‘정치인 조국의 시간’을 함께 한 윤재관 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 전략담당부원장과 선거 뒷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1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윤 부원장은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깨어있는 시민의 힘, ‘준비된 정치인’ 조국 대표, 뉴미디어가 만든 드라마였다”고 총평했다. 그는 “앞으로도 다시 출연하기 힘든 신생 정당이 한국 정치에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신생정당, 특히 비례정당은 약속어음만 있고, 현찰이 없을 확률이 높다”며 “여론조사 지지율은 높아도 실제 득표는 크게 차이가 날 확률이 십중팔구다. 성공하기가 어렵다. 그걸 극복해 냈다. 그래서 드라마다”고 했다.

선거 직전 각 당이 전국적으로 총력전을 펼치면서 구심력이 강하게 작용해 유권자가 기존에 지지하던 정당을 찍는 ‘투표 습관’이 있기 마련인데, 이를 고려할 때 신생 정당 혁신당의 성적표는 ‘이변’이었다.

윤 부원장은 지난 3월 초 혁신당에 전격 합류해 ‘파란불꽃 선대위’에서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아 선거의 큰 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맡았다. 윤 부원장은 2012년과 2017년 두 차례의 대선에서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 캠프에서 일정을 담당했다. 선거에서 후보의 정치적 역량을 유권자에게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통로가 일정과 메시지다. 전략은 일정과 메시지의 큰 줄기가 승리의 방향으로 향하는지 나침판 역할을 하는 것이다.

윤 부원장은 “제가 당에 합류하기 전에 이미 ‘3년은 너무 길다’라는 이번 선거의 큰 메시지 줄기는 나왔었다”며 “그 후로 당 존재의 필요성에 대해 쉽게 와닿을 수 있는 쇄빙선, 예인선과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 구호를 통해 1인 2표를 인식하게 되면서 이미 선거 메시지는 끝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지난 2월19일 유튜브 방송 인터뷰에서 “3년은 너무 길다”고 밝혔고, 이 슬로건은 혁신당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구호가 됐다. 윤 부원장은 이 슬로건으로 중도 확장성을 갖게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보통 중도층의 마음을 얻기 위해 ‘순화’하거나 ‘화장’을 해야 한다고 하는데, 그게 아니라 할 얘기는 다 하면서 기품 있게 해야 한다”며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정치인의 말이 기품은 없고 독한 말로 가득하게 되면 죽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윤 부원장은 “반듯한 조 대표의 톤 앤드 매너와 핵심 슬로건의 궁합이 잘 맞은 것”이라며 “‘3년은 너무 길다’를 만약 다른 사람이 했다면 그만큼의 파장이 있었을지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윤 부원장은 당에 합류한 후 ‘3년은 너무 길다’는 메시지를 당 대표 일정으로 구현해 유권자들에게 다가가는 임무를 맡았다. 선거 결과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친 일정이 숨 가쁘게 전개되었다.

조 대표는 혁신당 1호 공약으로 ‘한동훈 특검법 발의’를 발표했다. 예상을 깬 발표였다. ‘정권심판론’을 앞세운 상황에서 지목되지 않았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책임론 한복판에 등장시킨 전략이었다.

광주의 심장부인 충장로 우체국 앞에서 첫 ‘대중 연설’(3월14일)에 나서며 ‘정치인 조국’으로의 변신을 알렸다. 손에 쥔 연설문이 긴장과 결의에 떨린 채 15분간 마이크 없이 외치는 고함은 유튜브 방송을 통해 전파되며 많은 화제를 모았다.

일주일 후 조 대표는 부산을 방문했다. 격전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 부산은 조 대표의 실제 고향이자 창당 선언을 한 곳이다. 공식 선거운동 시작 2주 전 광주를, 1주 전 부산을 찾아 ‘혁신당의 바람’이 호남과 영남에서 수도권으로 북상하도록 하는 일정 전략이었다.

윤 부원장은 “호남과 영남 모두에서 주목하는 조 대표의 모습을 보여주려 했고, 공식선거운동 시작 전에 전국을 한 바퀴 모두 순회하여 고르게 지지받는 전국 정당을 지향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 대표를 바라보는 전국의 시민들의 진지한 눈빛을 보면서 힘을 얻었다”며 “조 대표는 그 힘으로 사자후와 같은 연설을 할 수 있었고, 그 연설을 통해 학자, 장관 조국이 아닌 ‘정치인 조국’으로 완벽히 변신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윤 부원장은 “연출한 사람이 여러 생각을 가지고 말씀을 드려도 주연 배우가 소화를 못 하면 어려운 법”이라며 “부산에서의 ‘치아라 마’, 광주에서의 절규 등 어느 정치인보다 강렬했던 연설은 ‘준비된 정치인’ 조 대표의 능력과 진정성 있는 삶의 경로가 바탕이 되었기에 울림이 있었다”고 했다.

그리곤 자신의 공은 어느 정도였는지 자평을 묻는 질문에 “참으로 운 좋은 전략본부장이었다. 조족지혈이었다”고 답했다.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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